인공지능,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게 될까?

1997년 체스 그랜드마스터 게리 카스파로프와 딥 블루라는 기계가 체스 대결을 펼친 바 있으며, 이 대결은 기계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이후 인공지능 연구가 큰 발전을 이룩하면서, 구글의 알파고 역시 전문 바둑기사들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게 되었는데요. 인공지능이 인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게 된 것은 공학적으로 너무나 훌륭한 업적이지만, 그들의 승리는 인공 지능이 실제로 인간의 지능과 능력을 능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자아내고 있어요.


게임에 있어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복잡성 및 인공지능과 인간이 게임 진행 중 어떠한 방식으로 다음 움직임을 선택하는지에 대해 면밀히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체스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체스 프로그램은 브루트 포스 탐색을 통해 작동된다고 합니다. 이는 기계 역시 어떠한 움직임을 선택하기 이전에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는 것을 나타내죠. 이 과정에서 '탐색 트리'라고 하는 속성이 생겨나는데, 탐색 트리는 현재 게임 플레이를 상징하는 루트로 시작하며 그 루트에서 뻗어 나온 가지는 경우의 수를 나타내죠. 개개의 트리를 우리는 ply라 부르는데 이는 플레이어가 한 번 움직인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체스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초당 약 5백만 개의 위치를 파악한다고 하는데요. 인공지능의 경우에는 체스 게임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탐색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어떤 단계에 이르러서는 평가 함수를 활용해 행위의 잠재적 가치까지 평가해야 한다고 해요.

이와 대조적으로, 사람은 기껏해야 초당 3~5개의 수만을 고려할 수 있는데요. 인간은 어떻게 체스판을 인지하고 다음 움직임을 선택할까요?

전문 체스 선수들이 다음 수를 선택할 때의 눈동자의 움직임을 연구한 결과, 체스 선수들은 인공지능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음 움직임을 선택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개별적인 시나리오와 같은 세세한 상황보다는 적극적인 공격, 방어 등 전체적인 상황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해요. 이들은 수많은 플레이를 통해 '체스'라는 언어에 대한 자신만의 데이터를 구축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는 세부적인 요소들보다는 위치, 위협, 방어, 공격, 포크 등의 조합을 인코딩한 것에 가깝다는 것이죠.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은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회 및 위험 요소들을 고려해 전략을 세운다고 합니다.

지난 10년간 왓슨 혹은 알파고와 같이 높은 수익성을 가진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가 부상하면서 인지과학 분야에 관한 연구는 소홀해진 면이 없지는 않은데요. 그런데도, 인간의 인식, 학습, 기억 및 문제 해결을 모델링하는 인지 아키텍처에 대한 연구는 지속해서 이루어져 왔답니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세세한 상황의 조합보다는 체스 말과 보드 사이의 패턴과 관계를 인식하는 형태로 체스를 둔다고 하며, 이는 종종 인간의 직관과 어우러져 훌륭한 결과를 내기도 한답니다.


만일 미래에 기술이 더욱 발전해 완벽에 가까운 인공지능이 확립된다면, 인공지능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인간의 지능과 능력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댓글